OPIc AL 후기
2014년 처음 취준으로 쳤던 시험이 IL이었고, 한번 더 쳐서 부랴부려 부끄러운 성적인 IM1을 들고 입사했던게 엊그제 같네요. 그때 지금처럼 요령을 알았면 더 빨리 AL에 도달했을텐데.. 어쨌든 작년 12월부터 다시 준비했던 시험이 드디어 AL에 도달했습니다. 따고도 얼떨떨 합니다. 채점관이 실수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역시 이런 글은 인증부터 하고 시작해야겠죠?
처음 나왔던 IL성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외국 경험 전혀 없었구요, 이때는 스피킹 시험, 아니 스피킹 자체가 경험이 없었습니다. 흔한 비루한 공대생으로, 읽는 수능 영어만 했던 결과죠.
이제 부터 쓸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특히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은 다들 아실테니 취사선택해서 듣고 싶으신 부분만 걸러서 들으시면 될것 같습니다.
위에서 계속 말씀 드리지만, 저는 절대 영어 고수도 아니고, 간신히 턱걸이로 AL을 받았을 뿐입니다. 갑자기 AL 땄다고 갑질하듯 이런 건방진 후기를 쓰는것도 웃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실 분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 쉬운 주제는 없다 / 내가 겪어본 주제만이 있을 뿐
12개의 주제를 선택하면서 시험은 시작됩니다. 오픽책에서 관련있는 주제(이를테면 조깅-걷기-공원)을 엮어서 하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저는 강력히 반대합니다.
왜냐면, 그러한 강압적인 선택은 자신이 실제로 겪어보지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말할 주제, 소재가 금방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어렵더라도 자신이 평소에 즐기는 취미들을 스크립트로 옮겨보세요. 악기다루기라면 자신이 다루는 악기의 부위들을 영어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미리 정리해보세요. 몇가지만 영어로 바꿀 수 있으면 그다음에 그 주제에 대해서 할 이야기는 무궁무진합니다.
1. 스크립트는 만들되, 최대한 잊어버려라
12개의 주제에 대해 스크립트를 만들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 스크립트들을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 오히려 최대한 잊어버리셔야 자연스럽게 됩니다. 무슨말이냐면, 이야기하다보면 여기저기서 막힙니다. 이럴 때에 정해진 flow대로만 가려고 연습을 했었다면 무조건 당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대략적인 것만 기억이 난다면? 이럴 경우가 좀 더 당황하는 정도는 덜하게 됩니다. 한국어로 어떻게 대답하겠다라는 전략이 있으면 충분합니다. 이런 문장을 막힘없이 꺼내는 연습을 하는게 좋습니다.
1-1. 두번째 질문 replay하는 시간은 줄거리 생각하는 시간!
질문은 무조건 replay하세요. 저는 1번문제인 자기소개도 replay했습니다. 이때, "한국어"로 줄거리를 생각합니다. 시험장에 갔는데 말이 안나오는데에 두가지 이유가 있죠.
1. 영어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모르는 경우
2. 한국어로조차도 이 질문에 대답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경우!
혹시 2번에 해당하시진 않나요? 저는 곰곰히 돌이켜보니 오히려 2번의 경우였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질문으로 해외여행에 대해 너희 국가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냐? (실제로 나왔던 질문입니다) 라는 질문에 대해서 혹시 평소에 생각해보신 분 계신가요? 이럴때 중요한건 단순한 영어로 대답하더라도, 일단 대답은 해야 합니다! 이런 질문이 변별력이 있는 질문이다보니 뭐라도 대답하면 가산점이 많이 붙는듯 하더군요. 이럴때는 질문이 나오고 있는 동안에 필사적으로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우선 한국어로 생각을 하시고, 나중에 변환하세요.
1-2. 질문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라!
매우 기초적인 팁입니다. 질문은 1-234-567-중간난이도설정-8910-111213(여기서 11,12는 롤플레이)-1415(어려운 변별력 있는 문제) 로 분리되어 나오게 됩니다. 1번은 무조건 자기소개, 234/567/8910/111213/1415는 같은 주제입니다. 111213의 경우에는 롤플레이가 나온다는 점을 머리에 넣어두시구요, 1415는 무조건 어렵게 나오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또한 각각의 주제는 자신이 선택한 것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연결이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해결했냐, 너희의 재활용 방식은 어떻게 되냐, 가장 유망한 산업은 뭐라고 보느냐, 뭐 이런식의 질문까지 겪어봤습니다. 문제는! 이때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연달아 물어본다는 점입니다. 당황한 주제가 한번에 그치지 않고 콤보로 들어온다는 점이죠. 따라서 이럴 경우 두가지의 대응법이 필요합니다.
1. 첫번째 문제에서는 대충 겉핥기 식으로 대답!
2. 두번째 세번째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펼치기!
같은 주제에 대해 3문제나 출제가 되므로, 나눠서 대답하세요. 흔한 예시이지만 여행을 예로들면, 1번에서는 어디를 갔고, 일정이 어땠는지 정도만 이야기 하고, 2, 3번 문제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죠. 2, 3번이 특히 애먹으실 부분인데,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 유리합니다.
1-3. 질문에 대한 대답에 감정표현을 많이 넣어라.
특히 저같은 남자들이 잘 못하는 것인데,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뭐 그곳의 분위기는 어땠다는 둥, 그 상황에서 내 감정이 어떻다 하는 내용이 매우 넣기에 좋습니다. 사이의 공백을 메꾸기에도 좋고, 뭔가 풍부해 보입니다. 복잡한 문장은 필요 없습니다. 심지어 Technology에도 이와 같은 감정 표현을 충분히 넣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
Yeah, the technology about smartphone changes tremendously, and I think this is crazy because about 2 years ago, ~~
I think ~ 와 같은 삽입구를 많이 활용해주세요. 내가 생각하는 감정, 그 당시에 어땠는지 등등 한 문제에 무조건 한번씩 써준다는 생각으로 넣으시면 좋습니다.
2. 녹음은 최대한 많이 하고 들어봐라
의외로 부끄럽다고 2번을 건너뛰시는 분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게 본인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입니다. 자신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될 수 있는데, 실제 평가관들이 들어봤을때 그것이 전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요즘 스마트폰에 발음 인식해서 띄워주는 앱들이 있는데 이들을 이용해서 발음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체크해보시는것도 좋습니다. 저는 처음에 인식률이 매우 안좋았었는데, AL따기 직전에는 꽤나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식으로 핸드폰 어플을 이용하여 자신의 발음을 체크해보는 것이 괜찮습니다. 이 스샷에서도 마지막에 old라 발음한게 sort로 들어가네요.. 내 발음....
3. 관심있는 분야 하나쯤은 영어로 된 Youtube 채널을 구독해서 들어보자
제대로된 원어민 화자의 발음을 들어보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Tech쪽에 관심이 많다보니 아래와 같은 Youtube 채널들을 구독하고, 수시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가는 분야다 보니 자연스럽게 볼 수 있고, 알게 모르게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이런 채널들은 가급적 발음이 좋은 사람들 채널을 구독하시는게 좋습니다.
MKBHD - https://www.youtube.com/channel/UCBJycsmduvYEL83R_U4JriQ
DetroitBORG - https://www.youtube.com/user/DetroitBORG
AndroidAuthority - https://www.youtube.com/user/AndroidAuthority (가끔 나오는 포스있는 남성분 발음이 좀 웃기면서도 명료합니다)
4. 고등학교때 썼던 단어장을 한번 들고 정독해보자
AL의 마지막 관문은 paraphrasing일텐데요, 이점에 있어서는 단어장이 또 도움이 됩니다. 수능을 보시려고 아마 한권쯤은 정독해보셨을 단어장이 있으실텐데, 이 단어장을 한번 보세요. 다 외우셨을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의외로 새롭습니다. 시험전에 한번 보시고 들어가면 단어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 옵니다.
5. 발음은 중요하다
흔히들 OPIc은 발음이 많이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단어가 빠졌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겁니다. 분명히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만약 한국적인 발음으로 AL을 따려고 한다면 훨씬 더 뛰어난 실력이 필요할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문법적으로 완벽해야함은 물론이구요. 하지만 발음을 조금만 교정하면, 상대적으로 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AL이 가능합니다. 이 방법이 실제로도 더 쉽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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